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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및공지

[칼럼 1/3] 피노키오가 모험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피노키오가 모험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작년 한 해 해외 출국 인원은 자그마치 2,650만명이다. 

전체 국민 수가 5,000만명임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수치다. 

무엇이 그들을 여행에 이토록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생각한다. ‘휴, 역시 집 나가면 고생이야.’ 
그리고 이내 몰려드는 피로감에 풀썩 널브러진다. 하지만 다음날이면 나도 모르게 다음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여행이 가진 마력이 아닐까. 힐링, 추억, 만남, 배움 등 저마다 각자의 여행을 정의하는 단어가 있다. 
누군가 나에게 여행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익숙함과 멀어지기’라고 답하고 싶다. 
간혹 여행 중 게임과 SNS, 메신저 등에 정신이 팔려 여행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자주 목격하곤 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는 새로운 풍경이 아닌 새로운 시각을 찾는 것이 참여행이라고 했었다. 
우리는 분명 일상의 패턴과 멀어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여행에서만큼은. 
여행이 새로운 환경의 외적 패러다임을 선사한다면 익숙함과 멀어지는 것이 내적 패러다임을 위한 준비인 셈이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달하는 시대를 맞으며 올해 3,000만명이 해외로 떠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돈과 시간만 허락된다면 언제든 떠날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점차 커지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여행기회가 불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무엇을 먹고 마시는가’의 문제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시각, 즉 삶의 태도를 배우고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피노키오가 모험을 떠나지 않았다면 인간이 될 수 있었을까? 
여행 기회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개입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여행 산업 전체의 협력으로 감히 ‘여행복지’를 펼쳐야 할 때다. 


2017년 하나투어는 비영리 법인인 ‘하나투어 문화재단’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하나투어가 이런 활동을 지속해 온 이유는 분명하다. 
여행이 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과 변화가 크다는 진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이 여행을 통해 삶의 쉼을 얻고 재충전하기를 기대했고,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타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이 활성화되면서 사회복지 측면의 여행지원은 문화 예술로 점차 확장되었고, 
아티스트들과 여행을 통해 얻은 영감은 작품 전시로 연결됐다. 나아가 삶을 바꾸는 경험으로 확장되어 갔다. 
이러한 경험의 기회는 반드시 형평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자는 악의 편’이라고 말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강력한 표현으로 동참을 제언한다. 
언젠가 이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는 ‘해방(Liberation)’이 회자되는 그날까지 말이다. 
 

*글을 쓴 이상진 하나투어 문화재단 디렉터는 여행업계의 사회공헌 사업을 선도하는 창의적인 마케터이자 크리에이터다. 하나투어에서 업계 최초로 만들어진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팀을 이끌며 ‘아주 특별한 허니문’, ‘가족애 재발견’, ‘지구별 여행학교’, ‘사랑하랑’, ‘에코희망여행’, ‘K-Dream’ 등 주목 받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해 5월부터 하나투어문화재단을 이끌고 있다. 
홈페이지: www.hanatourfoundation.org 

글 이상진(하나투어 문화재단 디렉터)  사진 하나투어  에디터 강화송 기자

출처 : 트래비 매거진(http://www.travie.com)